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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TURE TEARDOWN · 신사업 해부 01
· 2026년 10월 15일 · 임지네닷컴

AI가 대신 카드를 긁는 날

에이전트 결제 — 돈은 어디로 흐르고, 어디서 깨지며, 한국에서는 누구의 자리가 비어 있나

지난 3월, 인천공항에서 광화문의 호텔까지 가는 차를 예약하고 값을 치른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마스터카드는 AI 에이전트가 처리한 이 거래를 한국 첫 '라이브 에이전틱 결제'로 발표했다.1 그로부터 반년, 국내 카드사 세 곳과 간편결제사 한 곳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술 소개는 이미 많다. 이 글은 사업의 구조를 본다 — 누가 돈을 내고, 무엇이 쌓이고, 어디서 깨지며, 한국에서 비어 있는 자리는 어디인가.

01무엇이 새로운가

결제 버튼을 누르는 주체가 바뀐다. 사람은 "이 조건으로, 이 금액까지"만 정하고, 고르고 예약하고 결제를 지시하는 일은 에이전트가 한다.

02왜 지금인가

AI는 이미 찾고 비교한다. 그런데 마지막 한 걸음, 결제에서 사람에게 돌아오면 일이 끊긴다. 위임이 완결되려면 결제까지 맡겨야 한다.

결제를 맡기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누가 시킨 에이전트인지(식별), 얼마까지 써도 되는지(권한), 잘못 샀을 때 누가 물어주는지(책임). 앞의 둘은 카드 네트워크가 이미 가진 토큰·인증·이상거래 탐지 위에 얹을 수 있다. 카드망이 가장 먼저 움직인 이유다.

한국에는 동력이 하나 더 있다. '모두의 AI'는 12월 국민 누구나 무료로 쓰는 에이전트를 목표로 한다.4 많은 사람이 하루에도 여러 번 여는 에이전트가 생기면, 그 안의 '기본 결제수단' 자리가 곧 시장이 된다. 카드사들이 컨소시엄 안으로 들어간 이유다.

구조로 보면 이렇다. 에이전트를 쓸수록 결제를 맡기고, 맡길수록 거래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대행이 정확해져 다시 더 쓰게 된다. 이 고리를 멈추는 것은 사고 한 번이다. 오구매나 사기가 신뢰를 깎으면, 사람은 맡기는 범위부터 줄인다.

03돈이 도는 방식

맡기는 길
소비자조건과 한도만 정한다
↓ 맡김
AI 에이전트고르고, 주문하고, 결제를 지시한다
↓ 주문
가맹점
돈의 길
가맹점지금처럼 카드 수수료를 낸다
↓ 승인 요청
PG · 매입사
↓
카드 네트워크에이전트 전용 토큰으로 '누가 시킨 결제인지' 확인
↓
카드사(발급)이상거래 탐지 · 승인
빈칸 — 잘못 샀을 때 누가 물어주나 (분쟁 · 보상)
그림. 에이전트 결제의 두 길과 빈칸 —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임지네닷컴 정리

규모는 아직 초기다. 마스터카드는 B2B 에이전틱 커머스 거래액을 올해 9억1천만 달러로 추산했다.3 지금은 숫자보다 방향을 볼 때다.

04어디서 깨지나

첫째, 책임의 빈칸. 에이전트가 잘못 산 물건은 누구 책임인가. 맡긴 사람의 지시가 모호했나, 에이전트가 오작동했나, 가맹점 정보가 틀렸나. 신한카드도 오구매·시스템 오류의 보상과 분쟁 처리 체계는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 단계다.4 금융위원회가 6월 내놓은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사람이 최종 책임을 지는 원칙을 담았지만, 에이전트 결제를 따로 다루지는 않는다.7 첫 대형 분쟁이 이 빈칸에서 터지면 위임 자체가 움츠러든다.

둘째, 가맹점의 문과 갈라진 표준. 가맹점은 좋은 에이전트와 악성 봇을 구분하지 못하면 문을 닫는다. 비자가 2025년 10월 에이전트 식별 규격을 따로 내놓은 이유다.2 그런데 규격이 여러 갈래다. 카드 네트워크의 규격, KB국민카드가 실증하는 K-AP, 카카오페이가 쓰는 x402. 지난 1년 사이 에이전트 결제 표준이 8개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3 중소 쇼핑몰과 PG는 어느 쪽이 이길지 지켜보며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

05한국에서 한다면

대형 카드사와 통신사는 이미 '기본 결제수단' 자리를 두고 뛰고 있다. 같은 자리에서 경쟁할 이유는 없다. 비어 있는 곳은 따로 있다.

첫 4주 검증 실험 — 손해보험사가 한다면

질문: 결제를 맡기면 오구매는 얼마나 자주, 얼마짜리로 생기나. 보상 상품의 가격 하한을 잡을 수 있나.

1주제휴 쇼핑몰 한 곳과 '결제 직전까지 에이전트가 하고, 마지막 승인만 사람이 하는' 구매 흐름을 만든다. 지금 제도 안에서 바로 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오구매를 셋으로 정의한다 — 다른 상품, 다른 수량, 정한 금액 초과.

2~3주사내 지원자 100명이 생필품 구매를 이 흐름에 맡긴다. 사람이 승인 단계에서 고친 주문을 빠짐없이 기록한다.

4주'고친 주문 비율 × 평균 금액'으로 건당 예상 손실을 계산하고, 참여자에게 "보상이 있으면 승인 없이 맡기겠는가"를 묻는다.

판정: 예상 손실이 건당 보험료로 감당할 수준이고 맡기겠다는 답이 절반을 넘으면, 2단계(카드사·PG와 실제 결제 연동)로 간다. 아니면 멈추고, 어떤 오구매가 많았는지를 설계 자료로 남긴다.

에이전트 결제의 승부는 결제 기술이 아니라 "잘못됐을 때 누가 책임지나"에서 갈린다. 한국에서 아직 비어 있는 자리는 그 책임을 상품으로 만드는 쪽이다.

이 구조를 우리 회사의 사업으로 옮겨 보고 싶다면 — 과업 협의 →

SOURCES

  1. Mastercard, "Mastercard completes Korea's first live agentic transactions, unlocking trusted AI-powered commerce", 2026-03-17. 원문
  2. Visa, "Visa and Partners Complete Secure AI Transactions, Setting the Stage for Mainstream Adoption in 2026", 2025-12-18. 원문
  3. 매일경제, 「AI가 알아서 카드 긁는다…'에이전트 결제' 30여개국서 본격 시동」, 2026-07-27. 30개국은 매일경제의 비자·마스터카드 발표 분석, 거래액은 마스터카드 추산, 표준 8개는 타이거리서치 분석을 기사에서 인용. 원문
  4. 뉴스핌, 「AI가 결제수단까지 선택…카드사, '에이전트 페이' 선점 사활」, 2026-09-11. 원문
  5. 아시아경제, 「"AI가 결제한다"…KB국민카드, '에이전트 결제' 실증 나서」, 2026-09-29. 원문
  6. 뉴스핌, 「카카오페이, AI 에이전트 양방향 결제 기술 실증」, 2026-09-15. 원문
  7. 법무법인 신앤김 뉴스레터(2026-07-03) — 금융위원회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안(2026-06-18) 요약. 원문